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듣기 두려워하는 병명이 바로 디스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은 수완금강신경외과 김연성 원장과 함께 허리디스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원장님 나와주셨는데요, 안녕하십니까

1. 흔히 ‘디스크 걸렸다’는 표현을 하는데 어떻습니까? 적절한 표현인가요?

디스크를 병명으로 생각하시는데, 사실 디스크는 정상조직의 이름입니다.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역할을 하는데, 뼈대를 이루는 척추뼈가 있고, 이런 척추 뼈와 척추 뼈 사이에서 몸의 하중을 지지하고 분산시켜주는 쿠션 역할을 하면서 허리를 움직일 때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있는 관절 역할까지 하는 연골이 디스크입니다.

건강한 디스크는 수분을 많이 함유해서 탄력이 아주 좋고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데,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딱딱해져서 충격흡수가 안 되면 허리통증이 생기고, 더 심해지면 디스크가 뒤로 튀어 나와서 신경을 누르게 되어 다리 통증이나 저림 증상도 유발하게 됩니다.

흔히들, 디스크가 튀어 나와 신경을 누르는 경우인 ‘디스크 탈출증’을 줄여서 ‘디스크, 디스크’하고 말하곤 합니다.

결국 디스크는 우리 몸에 있는 정상 조직인데 이 디스크가 튀어나온 병을 디스크라고 잘못 부르고 있는 거죠.

2. 그렇군요. 그럼, 이런 디스크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디스크가 딱딱해지고 닳아져서 퇴행성 변화로 허리 통증이 생기는 것을 디스크 변성증이라하고 이 상태에서 압력이 가해져 일부분이 뒤로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는 경우를 디스크 탈출증이라고 해서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죠. 한마디로 변성증이 초기 단계이고 더 심해지면 탈출증까지 생기는 거죠.

3. 디스크에 문제가 빨리 생기는(변성이 빨리 오는) 경우는

어떤 경우 입니까?

정상적인 노화 과정보다 빨리 디스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운전이나 컴퓨터 작업과 같이 오래 앉아 있는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서 잘 생기는 데요, 오래 앉아 있으면 서 있을 때 보다 디스크에 힘이 많이 가해지기 때문에 쉽게 변성이 일어나구요, 특히 삐딱한 자세로 앉아 계시는 분들은 더 빨리 진행됩니다.

또, 불규칙한 생활, 술, 담배, 스트레스, 야간 작업 등도 악화의 원인이 됩니다.

4. 갑자기 허리를 삐끗해서 심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들이 있는데요, 허리 통증이 심하면 무조건 디스크 질환을 의심해야 하나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흔히들 아침에 세수하다 허리를 삐끗했다거나, 찬 바닥에서 자고 난 후 허리를 펴기가 힘들다고 119에 실려오시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갑작스런 심한 허리 통증은 디스크 질환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척추는 주변에 근육과 인대 등으로 싸여져 있기 때문에 갑작스런 자세 변화나 충격이 가해지면 근육, 인대 등이 긴장되고 위축이 되면서 심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흔히 담에 걸렸다는 애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단은 2~3일 정도 안정이 필요하구요, 찜질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줘야 합니다. 그러면 특별한 치료 없이도 대부분 일주일 정도면 자연 치유가 됩니다. 통증이 심해 견디기 힘들거나 2주 이상 오래 통증이 지속되면 약물 치료나 물리치료 등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5. 다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허리 디스크’에 이상이 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리 디스크라면 허리가 아플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처음에 디스크 구조에 대해 말씀드릴 때 연골인 디스크 뒤로 척추 신경이 지나간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디스크가 튀어 나와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허리보다는 엉치부터 허벅지, 종아리, 발, 발끝까지 타고 내려가는 저림 증상이나 통증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때문에, 디스크 탈출증의 초기에는 허리 통증이 있지만, 좀 더 진행하면 다리의 통증과 저림이 주 증상이 되겠습니다.

6. 통증만으로 진단을 내리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네, 우선 X-ray 검사를 시행해서 척추 뼈들의 배열이 고른가, 그리고 뼈와 뼈 사이 간격이 일정한지 등을 확인합니다.

X-ray 검사에서 이상이 보일 정도면 병이 상당히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은 CT나 MRI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CT는 대략적으로 질환이 있나 없나 정도를 알아 보는 것이기 때문에, MRI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 주는 가장 정밀한 진단 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7. 그럼, 디스크가 튀어나오면 대부분 수술을 받아야 하나요?

과거에는 디스크 탈출증 진단을 받은 환자분들 중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반응이 없을 때 곧바로 허리 수술을 시행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90% 이상에서는 수술이 아닌, 비수술적인 치료로 호전이 가능합니다. 흔히 신경치료로 잘 알려진 ‘신경차단술’이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법 중 대표적인 한가지입니다.

과거에는 돌출된 디스크가 척추 신경을 누르는 것이 통증의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최근 연구 결과 통증을 느끼려면 신경이 압박되는 것과 동시에 압박된 신경에 염증과 부종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신경차단술은 신경 주위 염증을 가라 앉히고 부종과 유착을 감소시켜 신경을 안정화시키는 치료로, ‘C-arm’이라고 하는 컴퓨터 영상 투시 장치 하에서 안전하게 꼭 필요한 부위에만 선택적 치료가 가능해져서 치료 효과가 높습니다. 따라서, 신경차단술은 자연치유를 기다리면서 심한 통증을 완화시킬 때,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신경이 심하게 눌리지는 않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을 받을 수 없는 경우, 척추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아 있는 경우에 매우 효과적입니다.

8. 이러한 신경차단술 등으로 척추 디스크 질환이 완치될 수 있나요?

디스크 탈출증은 통증 때문에 괴로운 병이지만 통증만 없어지면 정상 생활이 가능합니다. ‘완치’의 의미가 ‘통증 없이 원래 하던 일을 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불편함 없이는 생활하는 것’이라면, 신경차단술은 완치 과정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르신들은 검사상에는 돌출된 디스크를 갖고 있으면서도 실제는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고, 젊은 사람의 경우 약 6개월 정도 지나면 돌출된 디스크가 저절로 줄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에는 신경차단술을 통해 수술하지 않고 치유되는 환자가 더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신경차단술의 적응증으로는, 두통, 안면통, 디스크 질환, 그리고, 팔다리 저림이나 시림 등의 말초혈관 및 자율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증상에 적용됩니다.

9. 신경차단술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통증이 있거나,

잦은 재발을 보인다면, 바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가요?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경피적 척추 경막외 신경성형술’이라는 시술이 있습니다. 흔히, ‘신경성형술’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신경성형술은, 앞서 말씀 드린 신경차단술보다 좀 더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시술로서, 디스크 탈출증, 척추관 협착증, 척추 수술 후 통증 증후군 등 다양한 척추 신경 통증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데요, 엎드려 누운 자세에서 국소마취를 하고 컴퓨터 영상 투시 장치를 이용하여 특수 천자바늘을 삽입하고, 그 바늘 속으로 특수 카테터를 삽입하여 경막외강을 통해 목표 신경에 정확히 도달시킨 후 조영제로 신경을 확인한 뒤 염증을 잡아주고 유착과 반흔을 녹일 수 있는 특수 약물을 주입합니다. 약물 주입 후 천자바늘만 제거하고 카테터는 그대로 남겨 두고 시술 다음날까지 유지시켜 지속적인 약물 투입으로, 그 효과를 배가시킵니다.

10. 신경성형술도 간단한 시술인가요?

네, 전신마취를 하지 않고 국소마취 하에서 시행하고, 보통 20분 내의 짧은 시간 내에 시술이 끝나며, 칼로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바늘을 삽입하는 시술이기에 흉터가 없습니다. 또한, 입원기간이 2일 정도로 짧아 사회복귀가 빠르며, 반복 시행에도 큰 부담이 없습니다.

11. 최근 내시경 치료에 대해 많이들 말씀하시는데요, 이것도 수술 대신에 해볼 수 있는 방법 같은데요?

네, 맞습니다. 내시경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은 이미 많이 대중화가 돼 있는데요, 국소 마취 후에 내시경을 삽입해서 레이저나 고주파 특수 장치로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12. 내시경 레이저 치료가 상당히 효과적이고 간단하게 보이는데요,

어떤 장점들이 있나요?

네, 국소 마취를 하기 때문에 전신 마취 위험성이 없습니다. 또한, 5~6mm 정도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 레이저와 고주파열을 이용하여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최소침습 첨단 수술로서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디스크를 남겨놓고 튀어나온 부위의 디스크만 제거하기 때문에 정상 디스크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고, 신경을 건드리지 않고 디스크를 제거하기 때문에 신경 손상이나 유착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시술 후 24시간 내에 퇴원이 가능하구요, 회복기간이 짧아 휴학이나 휴직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몸이 허약하거나 당뇨병 등 전신질환이 있으신 분들, 연세 드신 어르신들 등 전신마취가 힘든 경우에도 차선책으로 고려할 수 있는 치료 방법입니다. 치료성공률은 약 94%로 절개 수술만큼 높으며, 합병증 발생률은 오히려 절개 수술보다 낮습니다.

13. 어르신들은 허리에는 칼을 대면 안 된다든지 허리 수술을 하면 허리를 못 쓰게 된다고 수술적인 치료를 꺼려하는 것이 현실인데 왜 이런 말들이 나오는지? 실제로 이렇게 허리 수술이 위험한지 궁금한데요?

사실 모든 치료에서 수술은 최후의 방법으로 생각을 합니다. 병이 너무 악화돼서 다른 치료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 수술을 해야겠죠. 과거에는, 허리수술을 맨눈으로 하고 칼로 디스크를 제거했기 때문에 상처를 크게 내고 출혈도 심해서 좋지 않은 결과를 많이 보였고 이 때문에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긴 걸로 생각됩니다. 또한,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로도 많은 환자분들이 호전되고 치유되면서 수술에 의존성이 더 감소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10% 미만의 디스크 탈출증 환자에서는 주변 신경이 심하게 압박되어 신경 마비를 초래할 수 있고, 이러한 신경 마비가 임박했다든지 이미 와버린 경우에는 부득이 수술이 필요합니다. 특히, 신경이 마비되어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대소변 장애가 생길 정도면 응급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14. 여러 가지 시술 후에도 척추 관리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네, 사실 시술 후 척추 관리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디스크 탈출증이 있는 분들은 이미 디스크의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때문에 시술하더라도 디스크 질환이 없는 사람보다는 허리가 약해져 있다는 거죠. 즉, 수술 후 꾸준한 운동으로 허리 근육, 인대, 관절을 튼튼히 해서 약해진 디스크의 기능을 보완해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15. 끝으로 디스크 질환과 관련해 청취자 분들에게 당부의 한 말씀

해 주시죠.

오늘 말씀 드린 디스크 질환은 척추 질환 중의 일부분일 뿐이고 이외에도 많은 질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척추 질환의 기본적인 증상, 진단, 치료 원칙은 비슷합니다.

사실, 환자분 혼자서 어떤 증상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다만 본인이 지금 가지고 있는 증상이 왜 나타나는지, 과연 이대로 지켜봐도 괜찮은 건지, 특별한 진료나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적인 지식은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은데요. 만약 의심 나는 점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에게 문의를 하셔서 병이 더 깊어지기 전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평소에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겠지요. 평소에 좋은 생활 습관으로 건강한 척추를 오래도록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