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법률 사안들을 살펴보는 <법률이야기>시간입니다.

최대연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십니까?

1. 오늘은 어떤 법률 이야기를 전해주실 건가요?

지난 3월 9일 오전 8시 30분쯤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한 곳인 전남 순천시 송광사의 암자 인월암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암자를 모두 태우고 인근 조계산으로 옮겨 붙었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산림당국은 진화헬기 6대와 장비 17대, 인력 162명을 투입해 1시간 30분 만에 불길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11일 경남 하동군 지리산국립공원 산림에 산불이 발생했으며, 산림 당국은 확산 방지를 위해 같은 날 오후 3시 50분을 기준으로 ‘산불 2단계’를 발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산불 2단계는 피해 추정 면적이 30∼100㏊ 미만, 평균풍속이 초속 7∼11m, 진화 예상 시간이 8∼24시간일 때 발령한다고 합니다. 현장 인근 2개 마을 주민 79가구 194명이 가까운 문화시설 건물로 대피한 것으로 경남도는 파악했습니다. 불길이 잡히지 않고 진화에 어려움을 겪다가 12일 비가 내린 덕분에 다행히 진화가 되었습니다.

산림 당국은 화재 원인을 화목보일러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밝힐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광주 북구 아파트단지 밀집 지역인 운암산 주변에서 지난 토요일 발생한 산불이 일몰 시간을 지나서도 계속 이어지다가 일요일 오전에 내린 비로 진화가 되었습니다. 운암산 주변에는 다수 아파트 단지가 분포해 있고, 가장 규모가 큰 단지는 1500여 세대에 이르러서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면 위험한 일이 발생할 우려가 컸습니다. 불을 낸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이 경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는데, 당국은 정확한 발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최근 며칠 사이에 다수의 산불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오늘이 이와 관련한 말씀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2.  봄철 들어 갑자기 산불 발생 소식이 많아졌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가장 큰 원인은 한반도의 기후 변화를 들 수 있습니다.

산림청은 과거 통상 3말4초(3월 말 ~ 4월초)이던 산불 특별대책 기간이 앞뒤로 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별대책 기간의 시작은 3월 초를 향해, 종료는 4월 말을 향하고 있는데요, 기후 전문가들은 이를 한반도 기후변화의 한 현상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기상관측 자료를 토대로 1~3월의 산불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최근 20년(2000~2020년)이 과거 20년(1980~2000년)보다 산불 위험도가 높았습니다. 최대 5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온은 높아지고 습도는 감소하면서 가뭄이 일상화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겨울이 가물면서 백두대간에 내리던 눈의 양도 줄었다고 합니다. 지난 겨울에도 백두대간의 적설량이 예년의 3분의 1 수준밖에 안 될 정도였습니다. 눈이 쌓이지 않다 보니 침엽수의 잎이 바싹 말랐구요, 마른 잎은 산불을 키우는 연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립산립과학원이 최근 산불이 난 경남 합천 지역의 ‘산림연료습도’를 측정한 결과 7.2%로 나타났습니다. 이 수치는 산불의 연료 역할을 할 수 있는 산림의 수분 함량을 측정한 지표입니다. 10.5% 이하로 내려가면 산불 발생 위험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연료습도가 7%대라는 건 작은 불씨만으로도 큰불로 번질 수 있을 정도로 해당 지역의 산림이 바싹 말랐다는 의미입니다.

3. 기후 변화가 원인이라니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느껴지는데요,  비단 우리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죠?

네, 세계 각국에서도 지난 겨울에 ‘기후 붕괴’로 불릴 정도로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잇따랐습니다. 미국 중서부에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최대 풍속 시속 105㎞의 눈폭풍이 덮치면서 64명이 사망했구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3주간 이어진 겨울 폭우로 20명이 사망하고 10억 달러(1조 3225억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유럽에서는 극심한 겨울 가뭄에 시달리면서 물 부족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물의 도시라고 불리던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는 운하가 메말라 곤돌라 운영이 중단되었습니다.

기후 재난은 전 세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형 산불 경고까지 이어지는 것 입니다. 세계의 산불로 인해 방출되는 온실가스가 또다시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발표한 산불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와 토지사용 변화로 대형 산불이 2030년 14%, 2050년 30%, 2100년 50%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4. 극단적인 가뭄이나 폭우가 결국 대형산불로 이어져 악순환되고 있네요.

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기후변화 추이와 비슷한 현상을 겪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요,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217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이는 평년의 1.5배가량 많은 수치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비가 안 올 때는 심각하게 안 오다가 내릴 때는 단기간에 많은 양이 쏟아져 내리는 극단적인 특징을 보인다”며 “지난해에도 1~6월까지 강수가 없었고, 이로 인해 산림에 연료가 축적되면서 탈 수 있는 물질이 많아지고 대형 산불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5. 산림 상태가 건조해진 것도 있겠지만 불이 자연 발화가 아닌 사람들의 부주의한 행위로 발생하고 있는데요.

산불을 발생시킨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벌칙 규정은 어떻습니까?

우선 산불을 발생시키지 않더라도 산불 발생의 원인이 되는 행위를 하는 것 만 으로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이 산림보호법에 있습니다.

농민분들이 겨울철에 농지에 볏짚을 많이 태우시죠 그런데, 산림인접지역의 농지에서 이러한 행위는 불법입니다.

허가를 받지 않고 산림이나 산림인접지역에 불을 피운 자는 1차 위반 시 30만원, 2차 위반 시 40만원, 3차 위반 시 50만원의 과태료를 처분 받습니다. 허가를 받지 않고 산림이나 산림인접지역에 불을 가지고 들어가면 1차 위반 시 10만원, 2차 위반 시 20만원, 3차 위반 시 30만원의 과태료를 처분 받습니다.

그리고 입산통제구역에 무단 입산하면, 1차,2차,3차 위반 시 각 10만원의 과태료를 처분을 받습니다.

산림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산림 안에서 화기 및 인화물질을 소지하고 들어가면, 1차 위반 시 10만원, 2차,3차 위반 시 각 20만원의 과태료를 처분을 받습니다.

그리고 산림안에서 불을 이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행위를 하면, 1차 위반 시 30만원, 2차 위반 시 40만원, 3차 위반 시 50만원의 과태료를 처분 받습니다.

6. 그렇다면, 산불을 발생시키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 건가요?

네 산림보호법에 관련 처벌 규정이 있습니다.

우선 의도적이 아닌 과실로 타인의 산림을 태운 자나 과실로 인하여 자기 산림을 불에 태워 공공을 위험에 빠뜨린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불을 지른 경우는 사안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지는데요,

산림보호구역·보호수에 불을 지른 자는 7년 이상 15년이하의 징역에, 타인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자 5년이상 15년이하의 징역에, 자기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른 자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자기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질렀는데 타인의 산림에까지 번져 피해를 입혔을 때는 2년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합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불을 지르긴 했지만, 실제 산불로 번지지 않는 경우에도 산림방화미수범으로 처벌합니다.